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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4. 17.

    by. zero-200

    목차

      상처 주는 말, 왜 반복되는가?

      대부분의 인간관계에서 상처는 ‘행동’보다 ‘말’에서 비롯된다. 사소한 말 한마디가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오랜 관계도 단숨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어떤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할까? 이 질문은 단순히 매너의 문제를 넘어 심리학적인 이해를 필요로 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 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심리

      언어는 감정의 반영이다: 말속에 숨겨진 심리

      프로이트의 방어기제 이론

      정신분석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어기제를 사용한다고 보았다. 그중에서도 ‘투사(projection)’와 ‘전치(displacement)’는 상처 주는 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투사: 자신의 결함이나 열등감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심리. 예) “너는 왜 이렇게 멍청하냐?” → 사실은 자신이 실수한 후 자책하고 있는 상황.
      • 전치: 원래의 감정을 전혀 다른 대상에게 쏟아붓는 행동. 예)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가족에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며 표출.

      이처럼 상처 주는 말은 때로 타인을 향한 공격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불안과 고통을 감추기 위한 표현일 수 있다.

      낮은 자존감과 자기 불안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심리적 우위를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상대를 깎아내리는 언행은 일시적으로 자신을 우월하게 느끼게 해 주며, 그로 인해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다.

      미국 심리학자 레너드 번스테인은 “상대를 폄하함으로써 자기를 보호하는 언어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다음과 같은 논리를 따르기도 한다:

      “내가 먼저 공격해야, 상처받지 않는다.”

      감정 조절 능력 부족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면 말이 날카로워지기 쉽다. 분노, 짜증, 불안이 말의 형태로 표출되며, 의도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결과를 낳는다. 감정 인식과 조절 능력은 개인차가 존재하며, 이는 어린 시절의 애착 경험이나 성장 환경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이 금기시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건강한 감정 해소법을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분노를 공격적인 말로 분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사례를 통해 보는 심리적 패턴

      사례 1: “장난인데 왜 그래?” – 비난을 농담으로 포장하는 심리

      40대 남성 A씨는 대화 중 자주 “그렇게 멍청해서 되겠어?” 같은 말을 농담처럼 던진다. 상대방이 상처받았다고 말하면 “에이, 농담이야.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들여?”라고 반응한다.

      이런 유형은 공격성과 감정 회피가 결합된 사례다. 공격적인 감정을 웃음 뒤에 숨김으로써 책임을 회피하고, 동시에 상대방의 반응을 과민 반응으로 몰아가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의 일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사례 2: “나는 다 널 위해서 말하는 거야” – 조언에 숨어 있는 통제 욕구

      20대 후반의 여성 B 씨는 친구에게 “넌 진짜 그런 옷 입으면 안 돼, 너무 촌스러워 보이거든?”이라며 조언을 자주 한다. 그러나 상대방은 반복적으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험을 한다.

      이 경우 B씨는 ‘직설적이고 솔직한 사람’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을 통제하고,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려는 심리적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 조언은 위장된 지적이며, 상대에 대한 존중보다는 자기 효능감을 높이려는 수단이 된다.

      인간관계를 해치는 언어의 유형

      비난과 평가

      “너는 항상 문제야.” “그런 것도 모르면서?”

      이런 말은 타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평가하는 말로, 듣는 사람의 자존감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이들은 흔히 흑백논리를 사용하며, 상대방을 한 가지 기준으로 단정 지으려 한다.

      조롱과 냉소

      “그걸 말이라고 해?” “와, 진짜 대단하다~(비꼬는 말투)”

      조롱은 상대를 무력하게 만들고, 감정을 억제하게 만든다. 반복될 경우, 상대방은 자기표현을 피하거나 방어적인 인간관계 패턴을 형성하게 된다.

      침묵과 무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상대를 고립시키는 방식도 있다. 이는 특히 가까운 관계에서 ‘말하지 않는 폭력’으로 작용하며, 심리적 거리감을 심화시킨다.

      상처 주는 말에 대한 심리적 방어와 대처 전략

      1.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상대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면, 그 말의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오히려 차분한 태도로 감정적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 팁:

      • 속으로 “이 말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되뇌기
      • 호흡 조절을 통해 감정 진정
      • 대화 중단이 필요할 경우 정중하게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기

      2. 경계를 분명히 하기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상처 주는 언행에 대해 명확하게 거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 팁:

      • “나는 그런 말이 상처가 돼. 다르게 표현해줄 수 있어?”
      • 반복적일 경우 “계속 이런 방식으로 말한다면 대화가 어렵겠다”라고 선을 긋기

      3. 상대의 심리를 역으로 이해하기

      상처 주는 말의 배경에 불안, 열등감, 감정조절 실패가 있을 수 있음을 이해하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모든 것을 용납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상대의 미성숙함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관계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다.

      4. 상담 및 심리치료 권유 또는 동행

      가까운 가족이나 파트너가 상처 주는 언행을 반복한다면, 혼자서 감당하기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 인식 훈련, 의사소통 치료, 관계 중심 상담 등은 반복되는 상처를 끊어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나 자신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자기 반성의 중요성

      중요한 것은, 우리 역시 무심코 상처 주는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언어 습관을 돌아보고, 말하기 전에 멈추어 생각하는 연습은 모든 인간관계의 질을 바꾸는 핵심적인 자세다.

      자기 점검 질문:

      • 이 말은 상대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인가?
      • 지금 말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표현은 없을까?
      • 감정이 격할 때, 굳이 지금 말해야 할까?

      상처는 말로부터 시작되지만, 치유도 말로부터 시작된다

      상처 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자신도 치유되지 않은 감정적 상처가 숨어 있다. 그들은 타인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려 하거나, 말이라는 도구로 불안을 조절하려 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인간관계를 해치는 악순환이 된다.

      우리는 그들의 심리를 이해하되, 우리의 감정과 권리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말 한마디의 힘을 인식하여 더 나은 관계를 위한 말 습관을 가꿔야 한다. 진심 어린 표현, 존중의 언어, 공감의 대화가 바로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열쇠가 된다.